서울시 9급 시설관리 전기직 시험 후기|3개월 14일간의 공부와 시험장에서 배운 점

서울시 9급 시설관리 전기직 시험 후기

최근 서울시 9급 시설관리 전기직렬 시험에 응시했다. 결과적으로 원하는 점수를 얻지는 못했지만, 약 3개월 동안 시험을 준비하면서 이전에는 몰랐던 나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글에서는 육아와 병행하며 하루 8시간씩 공부했던 과정, 실제 시험장에서 겪었던 변수, 시험을 마친 뒤 진로 방향을 바꾸게 된 이유를 솔직하게 정리해보려고 한다.

3개월 14일 동안 이어간 공무원 시험 준비

시험 준비 기간은 총 3개월 14일이었다.

공부 장소는 집 근처 스터디카페였다. 오전 5시 30분부터 7시 30분까지 약 2시간을 공부한 뒤 잠시 집에 다녀왔고,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다시 공부했다. 식사와 휴식 시간을 제외하면 하루 순공부 시간은 평균 8시간 정도였다.

신생아를 막 졸업한 아기를 키우고 있었기 때문에 공부와 육아를 병행해야 했다. 물론, 보조육아이지만ㅎㅎ 그래서 시험에 반드시 합격한다는 보장도 없었기 때문에 심리적인 불안감도 있었다.

다만 이전에 전기기사와 전기산업기사 등 자격증 시험을 준비했던 경험이 있어 공부 자체가 낯설지는 않았다. 불안한 마음이 들더라도 계획한 분량을 꾸준히 소화하는 데 집중했다.

돌이켜보면 특별한 비법보다 매일 같은 장소에 가서 책을 펴는 습관이 가장 큰 힘이 됐다.

점심 식사 후 찾아오는 졸음과의 싸움

공부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시간은 점심 식사 이후였다.

식사를 마치면 거의 매일 졸음이 몰려왔다. 그렇다고 졸음을 피하기 위해 점심을 굶고 싶지는 않았다. 오랜 기간 공부하려면 체력과 식사도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일주일에 2~3일은 맨몸운동을 했다.

졸음을 쫓기 위해 아이스크림을 먹기도 했고, 스터디카페 주변을 짧게 산책하기도 했다. 세수를 하거나 잠시 서서 공부하는 방법도 사용했다.

그럼에도 집중이 전혀 되지 않는 날이 있었다. 그런 날에는 무리해서 앉아 있기보다 조금 일찍 집으로 돌아가 쉬었다. 가끔은 술을 한잔하며 긴장을 풀었고, 피로가 많이 쌓였을 때는 하루나 이틀 정도 공부를 쉬기도 했다.

처음에는 공부를 쉬면 뒤처지는 것 같아 불안했다. 하지만 장기간 공부를 이어가려면 적절한 휴식도 필요했다. 억지로 책상에 앉아 있는 것보다 충분히 쉬고 다시 집중하는 편이 효율적이었다.

꾸준히 공부했다는 사실이 만들어준 자신감

시험을 앞두고 가장 크게 느낀 감정은 스스로에 대한 대견함이었다.

시험 결과는 아직 알 수 없었지만, 육아와 여러 현실적인 고민 속에서도 3개월 넘게 공부를 지속했다. 오전 일찍 일어나 스터디카페에 가고, 하루 8시간가량 공부하는 생활을 반복했다.

이 경험을 통해 노력하면 생각보다 많은 일을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합격 여부와 관계없이 계획한 일을 꾸준히 실행했다는 사실은 앞으로 새로운 시험이나 업무에 도전할 때도 중요한 자산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비가 많이 내렸던 시험 당일

시험 당일에는 비가 많이 내렸다. 시험장은 집 근처 고등학교였고 우산을 쓰고 이동했다.

시험장에 도착해보니 예상보다 결시율이 낮았다. 정확한 수치는 알 수 없지만 체감상 10명 중 1명에서 2명 정도가 결시한 것처럼 보였다.

응시자의 연령대는 다양했다. 그중에서도 20대부터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응시자가 가장 많았다.

나는 교실의 가장 앞자리에 앉았다. 시험 시작 전 감독관이 답안지를 나눠주고 응시자 확인 서명을 진행했다. 내 자리에서 확인 절차가 조금 늦어졌고, 주변 응시자보다 문제를 약 30초 정도 늦게 풀기 시작했다.

30초는 짧은 시간이지만 제한 시간이 빠듯한 시험에서는 심리적으로 크게 느껴졌다. 시작부터 마음이 조급해졌고, 이후 문제 풀이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던 것 같다.

손목시계를 준비하지 않아 겪은 불편함

시험 전에는 공무원 시험 응시자들이 손목시계를 많이 준비한다는 사실을 제대로 알지 못했다.

나는 벽시계를 보고 시간을 확인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내 자리에서는 벽시계가 잘 보이지 않았다. 감독관에게 시계를 앞으로 옮겨달라고 요청했지만, 시계의 시간이 정확하지 않아 시험 중 시간 관리에 어려움을 겪었다.

실제 시험에서는 문제를 푸는 실력만큼 시간 관리가 중요하다. 특히 여러 과목을 연속으로 풀어야 하는 시험에서는 과목별 종료 시간을 미리 정하고 지켜야 한다.

다음 시험에 응시한다면 숫자가 크고 초침 소리가 크지 않은 아날로그 손목시계를 반드시 준비할 생각이다.

한국사에서 흔들리기 시작한 멘탈

문제는 한국사, 국어, 전기이론 순서로 풀었다.

평소에는 한국사를 비교적 안정적으로 풀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실제 시험에서는 한국사가 예상보다 어렵게 출제됐다.

첫 과목부터 모르는 문제와 헷갈리는 문제가 나오자 멘탈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점수를 확보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과목에서 막히니 당황스러웠다.

그래도 시험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집중력이 무너지면 남은 과목의 정답률까지 떨어지고 시간 내에 문제를 풀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맞힐 수 있는 문제를 먼저 찾고, 확실하지 않은 문제는 표시한 뒤 넘어가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첫 과목에서 사용한 시간과 에너지가 이후 과목에도 영향을 미쳤다.

국어는 예상보다 점수가 좋았지만 시간이 부족했다

국어는 문제를 풀면서 상당히 어렵다고 느꼈다.

지문을 읽고 선택지를 판단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많이 걸렸다. 시험이 끝난 뒤에는 국어 점수가 좋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실제로 확인한 점수는 체감 난도에 비해 나쁘지 않았다.

국어에서 정답률은 어느 정도 확보했지만, 문제는 시간이었다. 국어에 예상보다 많은 시간을 사용하면서 마지막 과목인 전기이론을 풀 시간이 크게 줄었다.

공무원 시험에서는 한 과목을 잘 푸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전체 제한 시간 안에서 모든 과목의 점수를 최대한 확보하는 운영 능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실감했다.

전기이론을 거의 찍게 된 이유

전기이론은 내가 관련 자격증과 실무 경력을 가지고 있어 가장 자신감을 가졌던 과목이었다.

하지만 전기이론을 풀기 시작했을 때는 남은 시간이 거의 없었다. 마음은 급했고 집중력도 크게 떨어진 상태였다. 계산 문제를 차분하게 분석하기 어려웠고, 많은 문제를 제대로 풀지 못한 채 답을 선택해야 했다.

전기이론 점수가 부족했던 가장 큰 이유는 단순히 전기 지식이 부족해서라기보다 실전 연습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평소에는 과목별로 나누어 공부했지만, 실제 시험처럼 한국사, 국어, 전기이론을 제한 시간 동안 연속해서 푸는 연습은 충분히 하지 않았다.

한 과목만 공부할 때는 집중이 잘됐지만, 세 과목을 연속해서 풀면서 집중력을 유지하는 능력은 별도의 훈련이 필요했다.

시험을 준비하며 부족했던 부분

이번 시험을 통해 확인한 부족한 부분은 크게 세 가지였다.

첫 번째는 전 과목 실전 모의고사 훈련 부족이다. 과목별 공부량뿐 아니라 실제 시험과 같은 순서와 시간으로 문제를 푸는 연습이 필요했다.

두 번째는 과목별 시간 배분 기준이 명확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특정 시간이 지나면 문제를 다 풀지 못했더라도 다음 과목으로 넘어가는 기준을 정했어야 했다.

세 번째는 시험장 변수에 대한 준비 부족이다. 손목시계, 답안지 마킹 시간, 어려운 첫 과목이 나왔을 때의 대응 방법 등을 미리 준비하지 못했다.

공부를 많이 하는 것과 시험을 잘 치르는 것은 완전히 같은 능력이 아니었다. 지식 공부와 함께 실전 운영 연습도 반드시 필요하다.

시험이 끝난 뒤 느낀 감정

종료 시간에 맞춰 답안지 마킹을 마치고 시험지를 제출했다.

시험장을 나왔을 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아쉽다는 것이었다. 공부한 내용을 충분히 보여주지 못했다는 느낌이 강했다.

동시에 9급 공무원 시험도 결코 쉽지 않다는 사실을 다시 느꼈다. 단순히 문제의 난도만 높은 것이 아니라 짧은 시간 안에 여러 과목을 풀고, 시험 내내 집중력을 유지해야 했다.

비가 내리는 길을 걸어 버스정류장으로 향하면서 당장은 다시 시험을 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랜 기간 준비한 시험이 한 번의 시험으로 끝난다는 사실도 허탈하게 느껴졌다.

2주 동안 쉬면서 내린 새로운 결정

시험 이후 약 2주 동안 공부를 쉬며 앞으로의 방향을 생각했다.

1년을 더 준비한다면 합격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시험에서 부족했던 부분이 무엇인지 확인했고, 시간 관리와 실전 모의고사 훈련을 보완하면 점수를 높일 자신도 있었다.

하지만 같은 시간과 노력을 다시 투자하는 것이 나에게 가장 좋은 선택인지는 별개의 문제였다.

생각을 정리하면서 과거부터 정말 가고 싶었던 한국전기안전공사에 다시 관심을 갖게 됐다. 마침 올해 상반기에 고졸 제한경쟁 채용이 진행됐고, 하반기에도 채용 기회가 생긴다면 지원할 계획이다.

전기 관련 자격증과 시설관리 실무 경험을 활용할 수 있고, 내가 장기적으로 성장하고 싶은 분야와도 더 가깝다고 판단했다.

당장 한 번에 합격하지 못하더라도 3년 안에는 충분히 기회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실패가 아니라 방향을 확인한 경험

서울시 9급 시설관리 전기직 시험에서는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준비 과정이 실패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3개월 14일 동안 하루 8시간가량 공부하며 꾸준함을 증명했고, 실제 시험을 통해 나의 약점과 강점을 구체적으로 확인했다. 무엇보다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싶은지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계기가 됐다.

시험 준비는 단순히 합격 여부만으로 평가하기 어렵다. 준비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얼마나 꾸준한 사람인지, 압박을 받을 때 어떻게 대응하는지, 진짜 원하는 목표가 무엇인지를 알게 되기도 한다.

나는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전기안전공사 채용을 준비해보려고 한다. 새로운 목표에서도 결과를 조급하게 생각하기보다,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준비를 하루씩 이어갈 생각이다.

이번 시험은 끝났지만, 나의 도전까지 끝난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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