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과 상가 오피스에서 약 2년간 전기시설관리 업무를 경험하면서 설비 고장뿐 아니라 기존 운전방식을 개선하는 업무도 접했다.
그중 기억에 남는 경험은 주차장 환기팬 운전방식을 점검하고 자동운전이 가능하도록 개선한 사례다.
자동제어에 이상이 있어 수동으로 조작해야 했고, 이 때문에 업무 효율이 떨어지고 있었다.
내가 근무한 현장에서는 주차장 환기팬 운전이 담당자의 확인과 수동 조작에 많이 의존하고 있었다. 담당자가 운전시간을 놓치거나 교대자마다 운전방식이 달라지면 필요한 시간에 환기가 되지 않거나, 반대로 필요 이상으로 장시간 운전될 수 있었다.
이번 글에서는 당시 문제를 확인하고 자동운전 방식을 검토해 적용했던 과정을 정리한다. 사업장과 설비를 특정할 수 있는 제어회로, 설정시간과 기기 정보는 제외했다.
기존 환기팬 운전방식에서 느낀 문제
주차장 환기팬은 차량에서 발생하는 배기가스와 주차장 내부 공기를 외부로 배출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설비가 설치돼 있어도 적절한 시간에 운전하지 않으면 충분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당시 현장에서는 환기팬을 운전하기 위해 담당자가 직접 제어상태를 확인하고 조작해야 하는 부분이 있었다.
이 방식에는 다음과 같은 문제가 있었다.
- 담당자가 운전시간을 기억해야 함
- 교대자에 따라 운전시간이 달라질 수 있음
- 다른 긴급업무가 발생하면 운전을 놓칠 수 있음
- 정지시간을 놓쳐 필요 이상으로 운전할 수 있음
- 운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제어반을 반복해서 확인해야 함
- 업무 인수인계가 정확하지 않으면 운전기준이 달라질 수 있음
환기팬 자체의 고장은 아니었지만 운전방식이 사람의 기억에 많이 의존한다는 점이 문제였다.
시설관리에서는 설비가 정상인지 확인하는 것뿐 아니라 정해진 기준에 따라 일관되게 운전되는지도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먼저 기존 설비 상태를 확인했다
자동운전을 검토하기 전에 기존 환기팬과 제어반의 상태부터 확인했다.
자동운전 기능을 추가하더라도 환기팬이나 제어기기가 정상적이지 않으면 안정적으로 운전할 수 없기 때문이다.
확인한 항목은 다음과 같다.
- 환기팬의 운전과 정지 상태
- 수동·자동 선택 기능 유무
- 제어반의 운전 표시와 이상 표시
- 기존 운전시간과 실제 주차장 이용시간
- 환기팬 운전 시 소음과 진동
- 모터와 제어기기의 이상 발열 여부
- 차단기와 보호장치 상태
- 현장 담당자의 기존 운전방법
- 비상 시 수동으로 운전할 수 있는지
제어반 내부 점검과 전기작업은 사업장의 작업절차와 안전수칙을 따라야 한다. 활선 상태에서 임의로 결선하거나 설정을 변경해서는 안 된다.
자동운전의 목적을 먼저 정했다
자동화는 설비를 무조건 자동으로 바꾸는 작업이 아니다.
어떤 문제를 해결하려는지와 자동운전 중에도 사람이 개입할 수 있는지를 먼저 정해야 한다.
이번 개선의 목적은 다음과 같았다.
- 정해진 기준에 따라 환기팬을 운전할 것
- 담당자가 매번 직접 조작하는 부담을 줄일 것
- 운전과 정지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할 것
- 필요할 때 수동운전으로 전환할 수 있을 것
- 이상 발생 시 자동운전을 중지할 수 있을 것
- 기존 보호기능을 유지할 것
특히 자동운전 기능을 추가하더라도 수동운전 기능을 없애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
주차장 공기상태가 평소와 다르거나 화재·설비 이상·공사 등의 특수한 상황이 발생하면 담당자가 직접 운전상태를 변경해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장 운전시간을 확인했다
자동운전 시간을 정하기 위해서는 주차장 이용형태를 확인해야 했다.
출근시간과 퇴근시간, 차량 이동이 많은 시간대, 영업시간과 휴무일 등을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설정하면 불필요한 운전이 발생하거나 필요한 시간에 환기가 부족할 수 있다.
다음 내용을 확인했다.
- 차량 출입이 많은 시간
- 기존에 환기팬을 주로 운전하던 시간
- 주차장 이용자가 증가하는 시간
- 현장 민원이 발생했던 시간
- 휴일과 평일의 이용 차이
- 시설 운영시간
- 다른 환기설비와의 운전 관계
현장 관리자와 기존 근무자의 의견도 확인했다.
시설관리 담당자가 설비만 보고 운전기준을 정하기보다 실제 이용패턴과 기존 관리 경험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필요했다.
자동운전 개선안을 보고했다
설비 운전방식을 변경할 때는 개인 판단만으로 바로 적용하지 않고 책임자에게 개선 필요성과 방법을 보고했다.
보고 내용에는 다음 사항을 포함했다.
- 기존 수동운전 방식
- 수동 조작에 의존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
- 자동운전으로 개선하려는 목적
- 수동·자동 전환 기능 유지 여부
- 운전시간 설정 기준
- 이상 발생 시 대응방법
- 작업 중 필요한 정전 또는 안전조치
- 개선 후 시험운전 계획
자동운전은 편리하지만 설정 오류나 제어기기 이상이 발생하면 환기팬이 필요한 시간에 운전되지 않을 수 있다.
그래서 자동으로 운전된다는 이유로 점검을 생략하지 않고, 개선 후에도 담당자가 운전상태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했다.
자동운전 기능을 적용하면서 확인한 사항
승인된 범위에서 기존 제어방식을 확인하고 현장 운전조건에 맞게 자동운전이 가능하도록 개선했다.
구체적인 제어회로와 결선방법은 설비마다 다르고 잘못 적용하면 감전, 화재 또는 설비 고장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이 글에서는 다루지 않는다.
작업 과정에서는 다음 사항을 확인했다.
- 수동운전과 자동운전 전환이 가능한지
- 자동운전 시간에 정상적으로 기동하는지
- 설정된 시간에 정상적으로 정지하는지
- 수동모드에서 기존과 같이 운전할 수 있는지
- 자동운전 중 이상 발생 시 정지할 수 있는지
- 여러 설비가 동시에 운전될 때 문제가 없는지
- 기존 차단기와 보호장치가 유지되는지
- 제어반 표시등이 실제 운전상태와 일치하는지
- 전원 복구 후 운전상태가 어떻게 되는지
필요한 경우 여러 대의 모터가 동시에 기동하면서 전류가 순간적으로 증가하지 않는지도 검토해야 한다.
다만 실제 운전방법과 기동순서는 설비용량, 제어회로와 사업장 운영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내가 봐왔던 설비들은 아래 회로와 같았고, 4가닥만 추가한다면 간단하게 타이머를 넣을 수 있다.

시험운전을 통해 확인했다
자동운전 기능을 적용한 뒤에는 설정만 확인하고 작업을 끝내지 않았다.
실제 운전과 정지가 정상적으로 이루어지는지 시험했다.
시험운전에서는 다음 내용을 확인했다.
자동 기동 확인
설정된 조건에서 환기팬이 정상적으로 기동하는지 확인했다.
기동하지 않는다면 제어전원, 선택스위치 상태, 보호장치 동작과 제어신호 등을 확인해야 한다.
자동 정지 확인
환기팬이 설정된 조건에 따라 정상적으로 정지하는지 확인했다.
자동 기동만 확인하고 정지 기능을 시험하지 않으면 필요 이상으로 장시간 운전될 수 있다.
수동운전 확인
자동운전 기능을 적용한 뒤에도 수동모드에서 정상적으로 운전과 정지가 가능한지 확인했다.
자동기능에 문제가 생겼을 때 수동으로 대응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상 상태 확인
환기팬 운전 중 평소와 다른 소음, 진동, 냄새와 발열이 없는지 확인했다.
제어기능이 정상이어도 모터와 팬에 기계적인 문제가 있다면 장시간 운전하면 안 된다.
표시상태 확인
제어반의 운전·정지 표시가 실제 환기팬 상태와 일치하는지도 확인했다.
표시등만 보고 운전 중이라고 판단했지만 실제 팬이 정지해 있다면 환기가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다.
개선 후 달라진 점
자동운전 개선 후에는 담당자가 매번 정해진 시간에 제어반을 찾아가 환기팬을 조작해야 하는 부담이 줄었다.
또한 담당자와 교대자가 바뀌어도 설정된 기준에 따라 운전할 수 있어 운전시간이 일정해졌다.
주요 변화는 다음과 같았다.
- 환기팬 운전시간이 일정해짐
- 수동 조작을 놓칠 가능성이 줄어듦
- 담당자의 반복적인 조작업무가 감소함
- 교대자마다 운전기준이 달라지는 문제가 줄어듦
- 수동운전 기능을 유지해 필요할 때 직접 대응할 수 있음
- 점검 시 운전상태와 설정을 확인할 기준이 생김
자동운전은 시설관리 인력을 완전히 대신하는 기능이 아니다.
설정된 대로 운전되는지, 설비에 이상이 없는지와 현장 상황에 맞는지를 사람이 계속 확인해야 한다.
자동화 이후에도 점검이 필요한 이유
자동으로 운전된다는 이유로 설비를 방치하면 새로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자동운전 이후에는 다음 사항을 정기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 설정시간이 임의로 변경되지 않았는지
- 실제 운전시간이 현장 이용시간과 맞는지
- 수동·자동 선택스위치가 올바른 위치인지
- 운전 표시와 실제 팬 상태가 일치하는지
- 모터에 이상 소음과 진동이 없는지
- 제어반 내부에 이상 발열이나 변색이 없는지
- 차단기와 보호장치가 반복적으로 동작하지 않는지
- 휴일이나 운영시간 변경 시 설정 조정이 필요한지
계절과 시설 운영시간이 바뀌면 기존에 설정한 운전시간이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처음 설정한 값을 계속 유지하기보다 실제 운전결과와 현장 상황을 보고 조정할 필요가 있다.
이 경험에서 배운 점
작은 불편도 개선대상이 될 수 있다
환기팬이 고장 난 것은 아니었지만 운전방식이 사람의 기억에 많이 의존하고 있었다.
시설관리 개선은 고장 난 설비를 교체하는 것뿐 아니라 반복되는 수동업무와 실수 가능성을 줄이는 것도 포함된다고 생각한다.
자동화의 목적은 사람을 없애는 것이 아니다
자동운전은 담당자의 반복적인 조작을 줄여주지만 점검과 판단까지 대신하지는 않는다.
현장 상황이 달라지면 담당자가 운전시간을 조정하거나 수동으로 전환해야 한다.
수동운전 기능을 유지해야 한다
자동기능에 이상이 발생하거나 긴급한 상황이 생기면 사람이 직접 운전할 수 있어야 한다.
자동화 과정에서 기존 수동기능과 비상 대응방법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중요했다.
작업 후 기록과 인수인계가 필요하다
개선한 내용과 운전방법을 일부 담당자만 알고 있으면 근무자가 바뀐 뒤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자동운전 시간, 수동전환 방법, 이상 발생 시 조치방법과 점검항목을 기록하고 교대자에게 전달해야 한다.
안전을 위해 주의할 점
환기팬 제어반과 모터회로에는 위험한 전압이 인가될 수 있다.
일반 이용자나 권한이 없는 근무자가 제어반 내부를 임의로 열거나 결선을 변경해서는 안 된다.
자동운전 기능을 검토할 때는 다음 사항을 따라야 한다.
- 사업장의 작업허가 절차 확인
- 전원 차단과 무전압 상태 확인
- 잠금·표찰 등 안전조치 적용
- 설비 도면과 제조사 자료 확인
- 자격과 권한을 갖춘 담당자가 작업
- 작업 후 보호커버와 제어반 문 복구
- 시험운전 중 접근 통제
- 변경사항 기록과 책임자 보고
이 글은 특정 설비의 결선방법을 안내하기 위한 글이 아니라, 시설관리 현장에서 운전방식을 개선하며 확인했던 과정을 기록한 것이다.
마무리
주차장 환기팬 자동운전 개선은 대규모 설비교체가 아니라 기존 운전방식의 불편을 줄인 작업이었다.
수동 조작에 의존하던 부분을 확인하고 현장 이용시간과 기존 제어방식을 검토한 뒤, 수동기능을 유지하면서 일정한 기준으로 운전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그 결과 담당자의 반복적인 조작 부담과 운전 누락 가능성을 줄일 수 있었다.
다만 자동운전 기능을 적용한 뒤에도 실제 운전상태, 설정시간과 설비 이상 여부를 계속 점검해야 한다.
이 경험을 통해 시설관리에서는 고장을 수리하는 능력뿐 아니라 반복되는 문제를 발견하고 더 안전하고 일관된 운전방식으로 개선하는 과정도 중요하다는 점을 배웠다.
차단기가 반복적으로 트립했던 현장에서 부하와 보호기기 조건을 확인한 과정은 ‘차단기 반복 트립 원인 확인 사례’에서 별도로 정리했다.